일본이 ‘동해’ 대신 ‘일본해’ 표기를 주장해온 논리적 근거 가운데 핵심인 ‘서양 유래설’이 허구라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12회 동해지명과 바다명칭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사공 준 일본 조선대학교 교수(地文學)는 "일본 정부가 19세기 초반부터 서양에서 자발적으로 ‘일본해’ 명칭을 사용했기 때문에 일본해 표기가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허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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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12회 동해지명과 바다명칭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일본해'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한 사공 준 교수.[사진 = 미디어다음] |
사공 준 교수는 “일본은 16세기 말 무렵부터 주요 교역지였던 홍콩, 마카오 등지에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유포했고, 19세기 들어서도 활발한 해양교역을 통해 서양인에게 ‘일본해’를 알려왔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그동안 19세기 초 일본의 쇄국정책에도 불구하고 서구사회에서 먼저 일본해를 쓰기 시작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서구사회가 ‘알아서’ 일본해를 쓴 것이 아니라 일본이 ‘홍보’했고, 그 효과가 19세기 초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사공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서양고지도에서 ‘일본해’ 표기는 19세기 초부터 급증했다. 일본 정부도 지난 2003년 9월 영국도서관과 캠브리지대가 소장하고 있는 1801년~1861년 사이의 고지도를 조사해 각각 86.5%와 85.7%가 ‘일본해’로 표기됐다고 밝혔다. 2005년 7월에는 일본 외무성이 미국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1300년~1900년까지 1435점의 지도 가운데 1110(77.3%)점이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 같은 통계치를 근거로 홍보 동영상을 제작, 지난 7월 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미디어다음 7월 14일 기사)
‘서양 유래설’ 이외에도 일본 정부는 ▲ 유엔과 국제수로기구(IHO) 등 국제기관이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 일제 강점기와 상관없이 ‘일본해’ 표기의 역사성을 인정받아 IHO의 1929년 제작 지도부터 ‘일본해’ 단독표기가 이뤄졌으며 ▲ 한국이 자국에 유리한 19세기 이전 서양고지도 자료 통계만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왜곡’에 가깝다는 점 등을 가 ‘일본해’ 표기의 정당성을 내세우는 근거로 제시해왔다.
사공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도멜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한국학) 교수 등은 "증명할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공 교수는 "일본이 ‘일본해’ 최초 표기지도로 내세우는 ‘곤여만국전도’의 제작자 마테오리치는 1583년 1월~9월까지 홍콩 마카오에 체류했고 이 때 일본인과 접촉한 정보를 토대로 ‘일본해’를 지도에 표기하고 유포했다"며 "그의 일기나 일지를 찾아내게 되면 더욱 정확한 증거가 될 것이고 19세기에 일본 에도막부가 대대적인 해외무역을 한 정황은 확실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동해’의 국제표기로서 ‘한국해(Sea of Korea)’가 대안으로 정식 제기되기도 했다.
이돈수 한국해연구소장은 "우리 정부의 ‘동해’ 표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마땅히 없는 게 사실이다"며 "동해가 2000년 동안 사용한 고유 명칭이고, 일제 강점기에 강탈당한 이름이기에 되찾아 와야 한다는 논리로는 일본의 서양고지도 자료 조사결과에도 맞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조사한 19세기 이전 서양고지도에 ‘Corea’라는 국호가 많이 들어있었다는 조사 자료 역시 ‘동해’ 주장의 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소장은 "한국의 ‘동해’가 국수주의적 성격이 없는지, 일본의 ‘일본해’ 단독표기가 제국주의적 요소가 없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할 때다"며 "‘동해’의 국제표기로서 ‘한국해’와 ‘일본해’의 병기도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도멜스 교수는 "‘동해’ 바다명칭에 대한 한•일 양국의 논란을 현명하기 위해서는 한국 학계가 좀더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를 가진 주장과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동해지명과 바다명칭에 관한 국제세미나’는 동해의 명칭을 국제 표준화하기 위해 세계적 지명 전문가를 초청, 해마다 열리는 행사. 올해에도 19~20일 이틀 동안 미국과 러시아,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중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 8개국에서 20여 명의 전문가가 참가해 14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미디어다음 / 김준진 기자 media_jj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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