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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1ℓ로 가장 멀리 가는 차는…도요타 프리우스·BMW 320d 으뜸!

skybulls 2012. 3. 2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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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차 업계 사활 건 연비경쟁…친환경 충족 못 하면 낙오 ◆
가솔린 차량은 도요타 프리우스가, 디젤 차량은 BMW 320d ED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최고 연비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경이코노미가 3월 14일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형 가솔린 승용차량 441개와 일반형 디젤 승용차량 80개를 비교한 결과다.


가솔린 : 일본차 연비 경쟁력 우위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도요타 프리우스의 연비는 29.2㎞/ℓ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차량 중에서 연비가 가장 좋았다.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차의 원조로 유명한 자동차다. 국내 자가용 승용차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5000㎞라는 점을 감안할 때, 프리우스의 연평균 예상 연료비는 휘발유가 2017.55원을 기준으로 103만6413원에 불과하다. 가솔린 차량 중 가장 연비가 낮은 벤츠 S63 AMG의 연간 예상 연료비 530만9342원보다 400만원 이상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

가솔린 차량 중에서 두 번째로 연비가 좋은 차량 역시 도요타다.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강조하며 외관을 디자인한 렉서스 CT200h의 연비가 25.4㎞/ℓ를 기록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2011 자동차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차에 선정됐던 렉서스 CT200h는 높은 연비와 함께 99마력 1.8ℓ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을 더한 ‘시스템 출력’으로 136마력의 퍼포먼스까지 갖춘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1085대나 팔린 인기 차종이다. 한편 도요타는 캠리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23.6㎞/ℓ로 전체 가솔린 차량 중 네 번째로 좋은 연비를 기록해 상위 4개 차종 중 3개 차종을 휩쓸었다.

도요타에 이어 혼다의 차량이 연비가 좋았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빅과 인사이트가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북미 시장에 출시된 시빅 9세대 모델은 월평균 판매량이 2만대를 웃돌며 도요타 코롤라, 포드 포커스, 쉐보레 크루즈 등을 제치고 미국 준중형 차량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이다. 연료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ECON 모드’를 장착해 공인연비 24.7㎞/ℓ를 기록했다. 연비 23㎞/ℓ로 5위인 인사이트는 운전자 스스로 운전 습관을 개선해 연비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 밖에 혼다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CR-Z도 20.6㎞/ℓ의 연비로 전체 가솔린 차량 중 연비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국산차는 주로 배기량 1000cc 이하 경차 위주로 연비가 좋았다. 기아자동차의 모닝 1.0 가솔린이 22㎞/ℓ를 기록해 국산차 중 가장 연비가 좋았다. 뒤이어 역시 경차인 한국지엠의 스파크 1.0 DOHC MT가 연비 21㎞/ℓ로 7위를 차지했다. 가솔린 차 연비 상위 10개 차량 중 모닝과 스파크를 제외하면 나머지 8개 차량은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쏘나타 2.0 하이브리드와 K5 2.0 하이브리드는 연비 21㎞/ℓ를 기록하며 스파크와 함께 공동 7위를 차지했다. 국산 중형차로는 유일하게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연비가 같다.

국산차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류주하 현대차 국내상품팀 부장은 “현대차의 브랜드 콘셉트는 ‘넓고 승차감 좋은 안락한 차’다. 이런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조건 없이 오직 연비만 추구하는 일부 수입차에 비해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비 특화 모델은 소음이 많고 변속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젤 : 현대차, 푸조 앞서
일반적으로 가솔린엔진보다 디젤엔진의 연비가 높다. 디젤엔진은 압축된 공기를 고압으로 디젤 연료에 분사해 순간적인 마찰에 의해 점화가 이뤄진다. 가솔린엔진과 달리 불완전 연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연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박승빈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가솔린엔진의 효율은 15~25%인 데 비해, 디젤엔진의 효율은 30~35% 정도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거 연비 상위 순위를 차지했지만, 하이브리드가 아닌 순수 가솔린 차량의 연비는 디젤 차량보다 낮은 편이다.

디젤 차량 중 가장 연비가 좋은 차는 BMW 320d ED였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동이 꺼지는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BMW 320d ED의 연비는 23.8㎞/ℓ다.

뒤이어 현대차의 엑센트 1.6 디젤 모델의 연비가 23.5㎞/ℓ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엑센트에 탑재된 1.6ℓ U2 디젤엔진은 엔진 작동조건에 따라 배기가스 유량을 변화시켜 연비 향상을 도와준다. 3위 역시 현대차의 i30 1.6 디젤 모델이었다.

류주하 부장은 “디젤엔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4년 전부터 태스크포스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엑센트와 i30, i40 디젤의 연비와 가격경쟁력을 개선했다. 덕분에 현재 i30 차량 중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은 올해 3월 들어 50% 선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뒤를 이어 푸조와 폭스바겐의 차량이 줄줄이 4~9위를 차지했다. 4위는 연비 22.6㎞/ℓ인 푸조의 308 1.6 e-HDi. 정차할 때 시동이 일시적으로 꺼지는 ‘3세대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통해 정차 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연료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뗐을 때 배터리를 충전해 연료를 절감하는 에너지 회생 제동 장치인 VCAM 시스템을 장착해 시내 주행 시 약 15%의 연비 향상 효과와 평균 5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같은 배기량 1560cc급 차량들인 푸조 3008과 푸조 308SW, 푸조 508SW 역시 21.2㎞/ℓ의 연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은 제타 1.6 TDI 블루모션과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연비가 각각 22.2㎞/ℓ와 21.9㎞/ℓ를 기록하며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한편 441개 가솔린 차량의 평균 연비는 14.96㎞/ℓ, 80개 디젤 차량의 평균 연비는 16.93㎞/ℓ였다.

새로 바뀌는 국내 연비 기준은
보정지표 사용해 기존 연비보다 20% 하락
지난해 8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이 지식경제부에서 제출받은 ‘자동차 공인연비 보정계수 도입 타당성 연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 시판 중인 12개 자동차의 공인연비가 최대 30.3%까지 ‘뻥 연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자동차 연비 표시가 현실적으로 조정됐다. 새로 도입되는 연비측정기준은 미국의 최근 연비기준을 준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도심주행모드를 기준으로 실험실에서만 연비를 측정했다면, 변경공시는 고속도로주행모드와 도심주행모드를 각각 측정한다. 또한 고속도로주행모드와 도심주행모드를 측정할 때, ‘5사이클 보정식’이라는 다섯 가지 지표를 활용해 수치를 보정한다. 5사이클 보정식은 △시내 △고속도로 △고속과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저온조건 주행 등 다섯 가지 상황을 고려해 측정 결과에 도입한다.

전문기관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연비표시 제도가 개편될 경우 현재의 표시연비는 평균적으로 20%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측정됐으며, 5사이클을 기반으로 측정한 실제 연비와 보정식을 적용해 계산한 값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현대 쏘나타 2.0 AT의 경우 현재 공인연비는 13㎞/ℓ지만, 보정식을 적용할 경우 10.4㎞/ℓ로 낮아진다.

새로운 연비 측정 방식은 1월 1일 변경됐지만, 3월 14일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 새로 변경된 방식으로 측정한 연비를 공시한 차량은 모두 35개에 불과하다. 이화남 에너지관리공단 녹색건물수송센터 연비담당자는 “새로 바뀐 연비측정기준이 복잡하고 시험하는 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아직 많은 차량이 새로운 연비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연말 유예기간이 끝나면 모든 차량이 변경된 공인연비를 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경된 공인연비를 공개한 35개 차량 중에서는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의 연비가 15.4㎞/ℓ로 가장 좋다. 볼보 S60 D3가 14㎞/ℓ, 크라이슬러 300C가 13.8㎞/ℓ로 뒤를 잇는다. 연비 상위 3개 차량은 모두 디젤 차량이다.

가솔린차 중에서는 현대차의 벨로스터 1.6 터보 GDI가 12.6㎞/ℓ로 가장 좋았고, 포드 포커스의 연비가 12.3㎞/ℓ로 뒤를 이었다. 물론 연비를 공개한 차량이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기존 연비보다 절대 연비가 줄어들었다. 참고로 가솔린차 중 변경 공인연비가 가장 높은 현대차 벨로스터 1.6 GDI의 기존 공인연비는 16.6㎞/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