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동향

문대통령 국무회의 직후 증권가 "삼전·하이닉스 日화이트리스트 영향 제한적"

skybulls 2019. 8. 5. 11:13


KB證, 투자의견 '긍정적(positive)' 유지
"반도체 가스관련주 SK머티리얼즈·한솔케미칼
디스플레이 에스에프에이·원익IPS도 수혜"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청와대가 2일 일본의 '제2차 경제보복'에 상응하는 긴급 국무회의 모두발언 생중계를 한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소재 독립, 장비 국산화를 가속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긍정적(positive)'를 유지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가스 관련주인 SK머티리얼즈와 한솔케미칼, 디스플레이 업종의 에스에프에이와 원익IPS 등도 수혜를 볼 것으로 봤다. 국산화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제 하에서다.


일본은 이날 오전 10시16분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 의결을 했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으로 하락했다가 오전 11시4분께 처음으로 2000선을 회복한 뒤 2000선에서 보합 공방을 벌이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화이트리스트 영향: IT 소재, 장비 국산화 가속화'란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동원·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일본 조치로 오는 28일부터 1100개 수출품이 포괄허가에서 개별 허가로 바뀌고 수출 허가에 최장 90일이 걸리게 되더라도 지난달 세 개 품목 수출 규제 이후 화이트리스트를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 주가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1100개 품목 중 IT 업종에선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장비, 2차전지 소재의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한마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 '긍정적'을 유지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수출규제로 통관 관련 허가 심사가 장기화될 수 있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소재 구매 활동이 일정 부분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연구원은 일본 규제 장기화에 따른 생산차질 가능성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 규제의 핵심 소재에 대해 3개월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란 시각이다.


두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번 계기를 반도체 재고조정 축소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특수 가스 전문기업 SK머티리얼즈, 고순도 과산화수소 전문업체인 한솔케미칼 등 기업들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주력 반도체 특수가스 생산 업체로서 고순도 가스 관련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한솔케미칼도 고순도 과산화수소 전문 업체로서 일본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전구체(프리커서)를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산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 국산화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공정 장비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서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이 증착장비, 노광장비 등의 국산화를 추진할 것으로 봤다.


두 연구원은 "앞으로 비교적 큰 폭의 설비투자 증가가 예상되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장비의 경우 오픈 마스크를 적용해 중소형 OLED용 증착장비 대비 국산화 추진을 하기가 한결 쉬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에스에프에이, 원익IPS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2차전지 업종도 내년부터 핵심 소재 국산화가 시작될 것으로 봤다. 2차전지 주요 소재인 음극바인더, 양극바인더, 파우치 등은 일본 수입 비중이 80% 이상으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음극바인더 (cathode binder), 양극바인더 (anode binder)의 경우 한솔케미칼이 내년부터 국내 2차전지 업체를 대상으로 국산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두 연구원은 "내년부터 한솔케미칼은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 음극바인더를 공급할 것"이라며 "오는 2021년부터는 양극바인더 국산화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도 소재 부품의 대체 수입처와 재고물량 확보, 원천 기술의 도입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공장 신증설, 금융지원 등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지원을 다 하겠다"며 "나아가 소재 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다시는 기술 패권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물론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