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에 따른 연령별 신체·인지 발달 특성을 알아둘 필요는 있다. 장난감, 전집, 교구, DVD… 아무리 좋은 자극도 아이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거나 반대로 아이의 수준을 한참 밑돈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영유아 발달 전문가들과 함께 0~6세에 놓치지 말아야 할 생활습관과 교육의 핵심만 '콕콕' 짚었다.
◆0~12 months
◇수면 습관 들이기
생후 6~12개월 아이는 하루 13~14시간 정도 잠을 자는데 자다가 깨는 일이 줄어들므로 이때부터 규칙적인 수면 리듬을 갖도록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재우는 게 좋다. 밤중에 아이가 운다고 무조건 안아줄 필요는 없다. 아기들은 렘(REM)수면 상태에서 울기도 하는데 이때 배가 고픈 줄 알고 불을 환하게 켜고 수유를 하면 잠에서 완전히 깨어버린다. 만약 아이가 자다가 운다면 심장 박동과 같은 속도로 토닥이며 다시 잠들 수 있도록 유도할 것. 수유를 해야 하는 상황이더라도 수면등을 켜는 등 낮은 조도에서 수유하며 재우는 게 좋다.
◇오감 자극하기
딸랑이나 헝겊 인형, 큰 블록 등 아이가 만질 수 있는 놀잇감을 선택해 놀아준다. 목욕을 할 때 부드러운 스펀지나 가제 손수건처럼 다양한 감촉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오감 자극 방법이다.
◇스킨십하기
이 시기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놀이는 '스킨십'이다. 엄마의 손길을 느낄 수 있도록 팔과 다리를 부드럽게 늘여주거나 안아주거나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줄 것. 아침이나 낮에 아기가 잠에서 깨어나면 살짝 흔들어주며 꼭 안아주는 것은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찡한 설렘과 사랑받고 있다는 감동을 선사한다. 아기가 생후 7개월이 넘어 뒤집기나 앉기, 짚고 서는 것이 가능하면 대근육을 자극하는 스킨십 놀이가 필요하다. 엄마가 손을 잡고 아이를 일으켜 세우거나 아이 겨드랑이에 팔을 끼고 걸음마하기, 아이를 눕힌 채 발을 올려 아이의 얼굴 쪽으로 가게 하는 놀이는 스킨십과 운동 발달에 도움을 준다.
◆2 years
◇배변훈련 시작하기
이 시기 엄마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 중 하나는 배변훈련. 배변훈련은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단계적으로 천천히 진행하는 게 핵심이다. 처음에는 유아용 변기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려 편안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인형 등을 활용해 배변 의사 표시하기, 배변할 때 옷 입고 벗기, 배변하기, 배변 후 손씻기 등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일반적으로 생후 18~24개월이 적당한 시기지만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진행한다.
◇걷는 연습시키기
아이는 걷기 시작하면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행동반경이 넓어진다. 엄마는 아이가 돌이 넘으면 자연스럽게 걷게 된다고 여기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한 과업이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된 다음에도 부모가 계속 안고 다닌다면 다리 근육이 발달하지 못해 또래 아이들이 뛰어다닐 때 걷는 것도 힘들어할 수 있다. 그러니 넓은 잔디밭이나 안전한 곳에서 걷기 연습을 많이 시키자.
◇식사 습관 들이기
이유식을 끝내고 유아식을 시작한 아이. 올바른 식사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온 가족이 다 함께 먹는 게 좋다. 숟가락질이 미숙한 아이가 음식을 죄다 흘리며 먹더라도 엄마의 도움 없이 아이 스스로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림책 읽어주기
12개월 이후에는 아이가 걷고 달리는 신체 발달에 몰입하느라 그림책을 잘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그림책을 모두 감춰두고 몇 권만 꺼내서 아이 주변에 늘어놓거나 그림책을 노래하듯 리듬 있게 읽어줄 것. 엄마가 읽어주는 글이나 그림 손으로 가리키기, 관련된 소리 내기, 책장 넘기기 등 책을 읽어주며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도 좋다.
◆3 years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알려주기
만 2세가 넘으면 '나'라는 개념이 생기기 때문에 떼쓰기가 잦아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그 요구가 수용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신나는 일이다. 그래서 어디까지 부모에게 수용이 되는지 시험해보려고 끝까지 떼를 쓰기도 한다. 이때 부모가 할 일은 아이의 떼쓰기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정하고 그 수위를 넘지 않도록 분명히 제한하는 것. 그러지 않으면 부모와 아이 모두 지치고 만다. 가령 아이가 목욕을 너무 오랫동안 하려고 하면 "한 번만 더 놀고 정리하자"고 말한 뒤 잠시 후 목욕을 마치고 다른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색깔 놀이 해보기
변별력과 분류 능력이 생기는 시기로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이나 장난감, 동물 등이 있게 마련.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 호랑이나 자동차 같은 특정 대상에 푹 빠지는 마니아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3~4세 아이에게는 크기와 색깔을 비교하면서 시각을 자극하고 인지 발달도 가능한 놀이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색깔 주차장에 같은 색깔의 자동차를 주차하는 놀이나 주사위에 나온 숫자만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놀이를 하면 자연스럽게 색깔이나 숫자를 익히게 된다.
◇대근육 활동 하기
오랜 시간 놀이를 지속하고 복잡한 활동도 할 수 있게 된다. 세발자전거 타기나 자신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끌기·밀기 놀이, 출발과 멈춤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는 얼음땡놀이 등 대근육을 발달시키는 놀이가 적합하다.
◆4 years
◇역할놀이 하기
일상적인 생활습관을 길러주려면 말로 지시하는 것보다 역할놀이가 효과적이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병원놀이나 소꿉놀이 같은 역할놀이를 하며 엄마, 아빠, 친구, 손님, 의사 등의 역할을 맡아 간접적으로나마 상대방의 입장을 경험하고 느끼게 해준다.
◇청결한 위생관리 습관 들이기
서툴지만 스스로 양치질하고 손을 닦을 수 있으므로 씻기 습관을 들여줄 때. 만약 아이가 목욕을 싫어한다면 비누나 보디샤워 거품 후 불어보기, 거품을 머리에 묻혀 빗으로 빗으면서 까치 머리나 뿔 모양 만들기 등 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자.
◇한글 학습 시작하기
한글 학습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다. 이웃집 아이가 한글을 공부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아이의 관심과 발달에 맞춰 시작 시기를 잡아야 한다. 아이와 길을 걷다가 눈에 띄는 간판이나 장난감 상자, 그림책 등에 쓰인 글자에 관심을 보이고 무엇인지 물어보면 한글에 호기심이 생겼다는 뜻. 이 시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한글 읽기를 해주면 교육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가령 영상물을 좋아하면 DVD를 보여주고, 놀이를 좋아한다면 놀잇감이 포함된 한글 학습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보드게임 즐기기
아이가 '미운 네 살'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엄마 말에 반항하는 이유는 불만이 있어서라기보다 자아가 발달해 독립심이 강해지고 때로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럴 때는 '보드게임'을 통해 함께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다양한 게임을 즐기면서 엄마 아빠와 협동도 하고 문제 해결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친구 만들어주기
이 시기에는 또래와 부대끼는 경험을 통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회와 장소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매일 친구를 만나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기관에서 또래를 접하는 경험은 기관의 교육 계획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의외로 부딪힐 시간이 적다. 부모가 함께하는 공간에서 오랜 시간 또래와 놀다 보면 갈등 상황을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신과 또래 친구의 감정을 이해하고 양보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등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가위질시키기
다양한 미술 재료로 구기기, 자르기, 찢기, 붙이기, 접기 등을 하면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이런 놀이가 방 안을 어지럽히고 가위질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엄마들이 의외로 잘 시키지 않는다는 것. 놀이 공간을 미리 정해준다던가 유아용 안전가위를 주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아이가 만든 결과물에 대한 반응도 중요하다. 다소 서툴고 삐뚤빼뚤한 그림이라도 액자에 걸어두거나 컵받침 등으로 쓰면 아이는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5 years
◇한글 익히기
4세 때의 한글 공부가 한글 호기심을 해소하는 놀이 위주의 '워밍업' 차원이었다면, 5세는 좀 더 본격적으로 한글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이미 글자나 숫자, 단어 등을 인식하고, 읽고 쓰기를 위한 모양 변별도 가능하다. 단, 이때도 반복적인 쓰기보다는 책을 자주 접하게 하고 노래와 한글 교재·교구 등을 적절히 활용해 차근차근 접근하는 게 좋다.
◇예절교육 시키기
협상하기, 돕기, 협동하기 같은 사회적 기술과 규칙을 배울 수 있다. 가정에서부터 인사하기, 질서와 규칙 지키기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 이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사실. 부모가 예의바른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돼 있다. 그러니 마트에서 거스름돈을 받을 때 또는 식당에서 반찬을 가져다주는 종업원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자. 단, 예절 바른 아이로 키우겠다고 억지로 인사를 시키거나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만 날 수 있다.
◇집안일 돕게 하기
부모로부터 서서히 독립해가는 시기로 이때 독립심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의존적이고 자신감 없는 아이가 되기 쉽다. 그러니 작은 일이라도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자. 간단한 빨랫감을 같이 갠다거나 밥상을 차릴 때 반찬을 옮기게 하는 정도의 일은 시키고, 서툴더라도 옷 입기, 밥 먹기, 세수하기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은 아이 스스로 하는 버릇을 들인다.
◇수 개념 익히기
숫자나 연산을 억지로 가르칠 필요는 없지만 일상생활 속 상황이나 사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 개념을 깨치게 하고, 과일이나 문구류 등 친숙한 사물로 덧셈, 뺄셈 등 개념을 알려준다. 버스 안 사람 수 세기, 케이크 자르며 도형 개념 익히기, 계단 오르내리며 숫자 익히기, 박수로 원하는 숫자 만들기 같은 수학놀이를 즐겨보자.
◆6 years
◇스스로 자기 물건 챙기기
초등학교 교사들이 초등 입학 전 이것만은 배우고 왔으면 하는 첫 번째는 한글이나 수학이 아니라 '자기 물건 챙기는 습관'이다. 초등학교는 어린이집, 유치원과 달리 개별 돌봄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교과서나 필통, 알림장, 신발주머니 같은 자기 물건은 아이 스스로 챙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말 경청하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듣기'다. 특히 듣고 순서대로 설명하는 것을 어려워하므로 집에서 꾸준히 듣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다.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한 다음 말한 요지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리더십 키우기
자기주도성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여 다시 재계획을 세우는 역량을 뜻한다. 아이가 자기주도적 인간형으로 성장하는 것은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기본 역량을 갖추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니 종종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가방을 아이 스스로 챙기게 하자. 같이 계획 세우기에 익숙해지면 아이 혼자 계획하게끔 독려하고 온 가족이 아이가 세운 계획에 따라줄 것.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의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
◇또박또박 소리 내어 책 읽기
초등 1학년 국어 시간에는 아이의 한글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수업 중에 책을 돌아가면서 읽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남들 앞에서 책을 읽는 게 낯선 아이는 아주 작은 소리로 읽거나 아예 읽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미리 시키는 것이 좋다. 끊어 읽을 부분에 표시를 해주고 읽게 하면 큰 도움이 된다.
◇집중력 기르기
초등학교 1교시 수업은 40분이므로 입학 전 의자에 30~40분 정도 앉아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엔 아이가 힘들어할 테니 10분, 15분, 20분… 식으로 앉아 있는 시간을 5분씩 늘려나가는 게 요령이다.
◇예체능 배우기
전문적인 악기 교육은 악보 읽기에 필요한 인지 능력이 갖춰지는 6~7세 정도가 적당하다. 미술은 전문 학원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저렴하면서도 수준 높은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남아는 태권도와 축구, 여아는 발레를 많이 배우며, 수영은 남아·여아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단, 예체능 교육을 시작할 때 '초등학교 수행평가에 대비하겠다'는 목적성보다는 아이의 평생 취미를 길러준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백과사전 찾아보기
자연현상이나 동식물, 밤하늘의 달과 별, 다른 나라 등 관심사가 광범위해진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제약이 있는 게 사실. 이럴 때는 백과사전을 통해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관심사를 확장시켜주는 게 바람직하다. 곁에 두고 볼 백과사전을 직접 고르게 하면 아이가 책에 애착을 갖고 더 즐기며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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