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식외

폭설(후) 주행에 관한 잘못된 상식...

skybulls 2010. 1. 11. 16:49

 


눈길 주행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빙판길 주행이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폭설주행 혹은 폭설후 주행이라고 하는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눈길과 빙판길 주행은 분명히 다른데 (물론, 일반적인 상황보다는 긴장을 해야한다는 것은 동일합니다) 눈길 주행과 빙판길 주행을 동일시 하는 글들이 너무 많아서 입니다...

폭설 이후로 많은분들이 도로에서 아찔한 경험을 하셨을텐데요... 몇 일동안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단편적인 겨울철 주행(특히 폭설이후의 주행)에 관련된 글들에 여러가지 오류를 보고서, 한번 정리해서 글을 올리려고 맘먹고 이제 시작합니다.

위의 사진은 콰트로 시스템으로 유명한 아우디의 기함 신형 A8입니다. 다들 콰트로 콰트로 하는데요, 아우디의 콰트로가 다른차보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안전할까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그 첫번째로, 눈길 주행과 빙판길 주행은 사고의 경우와 사고가 일어나는 상황이 다릅니다.
흔히들, 눈길과 빙판길의 주행에 대해서 한 덩어리로 묶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작성되어 있는 글에도 빙판길과 눈길에 대해서 구분을 해 놓지 않아서, 읽는 사람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두번째, 후륜구동은 눈길에 약하다? 전륜은 강하다? 언뜻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 구동방식의 차이에 따라서 주행능력이 발생하는 것보다는 무게배분에 따라서 주행능력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로, 경우의 수가 너무나도 많은데,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하고 있습니다.
집 밖에만 나가도, 수동차량, 오토차량, ABS가 장착된 차량, 장착되지 않은차량, 트랙션컨트롤이 있는차량과 없는차량, ESP(VDC,ESC등 포함)이 있는차량과 없는차량, 사이드 브레이크가 핸드브레이크인경우와 풋브레이크인 경우 그리고 전자식인경우... 구동방식도 전륜,후륜, 4륜...
정말 너무나도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경우라고 하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5년전에 일반적인 경우가 지금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폭설에는 이렇게 주행하라!!  <<< 이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첫번째의 경우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눈이 다 녹은 겨울날 저녁 한가롭게 국도를 달리는데,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 차가 살짝 튀어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습니다... 그런데 차가 쭉~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과 접촉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이런경우의 사고가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데요, 이는 폭설후 눈을 다 치웠어도 겨울철 노면이 빙판임을 감지하지 못했을 경우입니다. 노면이 빙판인데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는 야간에 많습니다. 낮에는 노면의 차이를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지만, 야간에는 구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아서, 낮에 녹았다고 생각했던 도로를 주행하다가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바로 몇일전에 자동차 블로거인 카앤스페이스가 인터체인지를 돌아내려오다가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경험 했습니다.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보니 "평소보다 저속이었고, 분명히 노면은 얼지 않았던것 같은데.. " 그리고 덧붙여서 "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는데, 전혀 잡히지가 않고 그냥 쭉 밀렸다"

당연합니다. 우리가 스케이트를 탈 때에도 눈길에서 타지, 빙판길에서는 타지 않습니다. 그리고 타이어는 스케이트 날처럼 접지면적이 얇지도 않아요. 이렇듯 빙판길은 일반도로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한 도로에서는 어떻게 주행을 해야 할까요?

바로 서행입니다. 서행이외에 운전자가 할 수 있는것이 있다면 차를 부드럽게 달래며 주행을 하는것이 그나마 차량의 주행 한계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악셀도 부드럽게, 브레이크도 부드럽게(물론,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하려면 앞차와의 거리유지는 기본입니다.) 조향도 부드럽게... 모든것들을 부드럽게 유지시켜주는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차량의 구동륜쪽으로 앉는것도 한계를 높이는데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발진시에 이야기 입니다.)

발진가속시에는 악셀링도 부드럽게 해야만 하는데요, 이는 ESP나 VDC등을 눌러서 운전자 스스로 나오는 법이 좋습니다. 전자제어장치의 개입은 빙판길에서 출발할때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주의를 필요로 하는 빙판길도 있습니다.

겨울철 빙판길에서 엄청나게 주의를 요할곳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터널을 빠져나올 때 입니다.
참고로, 제가 위에서 눈길과 빙판길의 주행 자체가 다르다고 했는데요, 눈길과 빙판길 모두 해당되는 딱 한가지의 주행방법이 있습니다. 차량을 조작하는 모든 것은 부드럽게 하라!는 이야기 입니다. 트랙에서의 주행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코너를 탈 때 부드러운 조향과 악셀링을 하는 운전자와 거칠게 운전하는 운전자가 가진 차량은 동일한 차량이라고 해도 한계점이 확연히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는 눈길이나 빙판길 모두 다 똑같습니다.

터널을 나올 때에는 터널안과 밖의 노면마찰력이 급작스럽게 달라지기 때문에 터널을 빠져 나올 때, 차선을 변경 한다거나 브레이크에 발을 올린다거나 악셀을 밟는행위 모두가 좋지않은 행동입니다. 터널을 빠져나올때(터널내의 노면과 빙판길을 만나는 지점을 지날 때)에는 원래 주행하던 차선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악셀은 그 상태로 유지하거나 미리 악셀에서 발을 떼고 탄력으로 빙판길을 타는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다리위를 지날 때에도 주의를 해야 합니다. 다리위는 지열이 닿지 않고, 이음새가 있어서 미끄러지는데 아주 좋은 상황입니다.(교각과 교각 사이를 잇는 재질은 철판입니다. 눈이 녹았고 빙판이 아니라고 해도 일반도로와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성이 아주 높은 곳입니다.)
다리위에서는 일반도로보다 항상 낮은 속도로 주행을 하시고, 경사가 있는 다리라면 다리에서 내려가기 전에 평평할 때 미리 감속을 하거나 기어를 저단 기어로 바꿔서 엔진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서 속도를 줄이라고들 많이 합니다. 이 역시 반은 맞지만, 정답은 아닙니다.
엔진브레이크의 적극적인 활용은 좋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 대책이 없습니다. 일반 운전자들은 천재가 아닙니다, 알려주려면 끝까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엔진 브레이크는 내리막이 시작되기 이전에 걸어야 하며, 이미 내리막을 타고서 내려갈 때에는 엔진브레이크의 사용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특히 자동변속기 차량이 3 -2단이나 2-1단으로의 변속시, 단수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타이밍도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뿐더러, 갑작스럽게 강하게 걸려서 오히려 독이될수도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그리고, 엔진브레이크를 걸었을 때에도 감속만 해야 합니다.
왜 전문가들이 언론을 통해 자문을 할 때, 이것을 알려주지 않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엔진브레이크가 걸려있다는 것은 바로 엔진의 회전수(rpm)가 높다는 이야기 입니다. 엔진의 회전수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바로 차량의 최고출력에 가깝게 셋팅이 되어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때는 당연히 악셀을 조금만 밟아도 밸런스가 깨져서 미끄러지기 딱 좋습니다.

주행중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서 감속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가속을 하려고 악셀을 밟기전에 반드시 변속기의 기어레버를 조작하여 기어 단수를 올린 이후에 가속을 하세요.

자동변속기에 있는 윈터모드가 바로 2단출발이 가능하게 하며, 엔진의 반응을 동력화 시키는데 무디게 해주며, 때로는 더 빠른 변속시점을 갖게하는 것도 다 이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눈길, 빙판길에서의 발진시 또는 가속시에는 부드러운 악셀링만이 최대한의 접지를 살려서 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눈길에서의 출발시 주행안전장치의 개입

이 부분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부분입니다. 주행안전장치가 장착되어 있는 차량은 그 장치를 해제시키는 장치가 있습니다. 물론 버튼을 눌렀을 때, 트랙션 컨트롤만 해제되는 차량도 있고, 모든게 다 해제되는 차량도 있습니다. 그것도 모든게 다 해제되는 차량이라고 해도, 완전히 해제되지 않는 차량도 있습니다. 개입 한계점만 높아지고, 너무 많이 흐른다거나 타이어의 방향과 차량의 거동이 너무 많이 달라지면 다시 개입을 하는 차량도 많습니다.
눈길또는 빙판길에서 출발을 하려고 악셀을 밟았습니다. 타이어가 헛돌지도 않았는데, 알피엠이 올라가지 않고, 차는 단지 제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바로 이럴때, 과감하게 ESP 버튼을 눌러서 안전장치를 해제 하세요, 트랙션 컨트롤만 꺼지는 차량이라면 더 좋습니다. 나중에 한 번의 수고를 덜어주니까요...

ESP는 메이커마다 약간씩 다른 셋팅을 하는데, 제어를 통한 컨트롤이라는점은 공통된 점입니다. 발진시 타이어가 슬립을 일으킨 후에 잡아주는 회사도 있고, 타이어가 슬립을 일으키기 이전부터 미리 잡아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걸 왜 꺼야 하나면... 이럴 때 끄라고 버튼을 달어놓은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ESP가 켜 있으면 악셀을 밟아도 엔진에 출력이 전달되지 않아서 출발자체가 불가능할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ESP를 과감하게 껐으면 다시한번 악셀을 밟아봅니다. 빙판길이라면 정말 출발하기가 쉽지 않겠죠? 하지만, ESP가 켜 있으면 동력자체가 전달이 되지 않는 차량들이 많으니 꺼야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스킬로 탈출을 해야합니다.
악셀을 서서히 밟아서 접지력을 최대한 살려서 출발을 해 보세요... 그랬는데도 안되면 악셀을 조금 더 밟아서 차가 휠스핀을 일으키다가 출발을 하게 만들어 보기도 해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콰트로가 좋다? 후륜은 쥐약이다?

물론 맞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구동방식에 따르는 차이가 아니라, 무게배분에 따른 차이가 더 있습니다.
4륜구동의 장점은 출발을 하거나 똑바로 주행을 할때 입니다. 감속시에나 옆으로 미끄러질때에는 다 똑같습니다. 빙판게 미끄러졌는데, 4륜이어서 별로 미끄러지지 않았다... 이런경우는 없습니다. 4륜구동의 강점은 구동을 할 때입니다...
후륜은 차량의 앞이 무겁고, 뒷바퀴를 굴려주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지 않습니다. 후륜구동의 경우에는 뒤를 무겁게 하면 빙판길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눈길이나 빙판길에 포터가 빠져있으면 옆을 지나치지 마시고, 몇 명이서 뒷바퀴를 눌러주기만 해도 금새 빠져나올 수 있으니 서로서로 도와줍시다!~~)

아우디의 콰트로는 스키점프대도 올라갈 수 있다?

이 CF는 많은 분들이 봤을꺼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보던 영상 이전에도 이러한 실험은 있었습니다. 오리지널 영상은 요즘차가 아닌 1986년에 아우디 100으로의 영상입니다. 하지만, 이는 콰트로의 우수성이 아니라, 스파이크 타이어에 의한 덕분입니다. 이 광고로 아우디는 엄청난 효과를 얻은것은 사실이지요, 지인들도 눈길에서는 아우디가 짱이야!! 하고 이야기들을 하고 다니니까요.. 하지만, 아우디의 콰트로가 아니더라도, 눈길주행은 전륜이나 4륜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타이어가 똑같다면 말이죠..(물론 빠졌을 때에는 4륜이 네바퀴를 굴려주니 장점이 됩니다.전륜은 앞바퀴가 빠지면 뒷바퀴로 탈출할수 없는 아픔이 있으니까요) 스파이크 타이어가 아니라면, 어떠한 차량도 접지가 나올수가 없습니다. 아우디 역시 원래 스노우 타이어로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스파이크 타이어로 교체하고 올랐죠...

왜 갑자기 아우디 안티냐구요? 그건 타이어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기 위함입니다. 구동방식에 따른 장점이 1이라면 타이어의 차이에 따른 장점은 10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타이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듯 합니다.

후륜구동 차량이니까, 집에다가 차를 놔두고 나와라~ 가 아니라, 스포츠 타이어를 끼운 차량을 놔두고 와야 합니다. 하절기용 스포츠 타이어를 끼운 차량이 가장 좋지 않습니다. 겨울철에 가장 좋지않은 차량은 앞이 무겁고 뒷바퀴를 굴리며, 접지면적이 넓은 스포츠 타이어를 끼운 차량입니다.

4륜구동의 최강자인 아우디 콰트로에 스포츠 타이어가 끼워져 있어도 좋지 않냐구요? 물론 입니다. 콰트로가 아니라 란에보나 임프레자 역시 스포츠 타이어를 끼우면 눈길, 빙판길에 쥐약이니 이점은 꼭 명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빙판길이나 눈길에서는 정말 과신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리고 눈길보다는 빙판길이 훨씬 위험합니다. 접지력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눈이온 다음에 눈이 녹았다고 막 밟지 마시고, 직선구간에서 브레이크를 한번 짧게 잡아서 현재 노면상태를 파악해보시는게 안전운전에 도움이 됩니다.)

다음에 폭설이 오면 영상으로 다시한번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번개를 칠테니, 몇 몇분들이 함께 하시면 더욱 좋을듯 합니다.

추가로, 또 눈이 오거나, 아니면 내년 겨울이 되면, 또 눈길 주행에 관련된 글들이 홍수를 이룰 것입니다(그리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분들의 수 많은 댓글도 홍수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감속운전만이 살길이니 최대한 저속으로 주행을 하시구요, 발진시에는 ESP를 끄고서 출발을 해도, 차가 움직이고 있을 때에는 반드시 ESP를 켜주셔야 합니다...
올 겨울 모두들 사고없이 지내시길 바라겠습니다...